학교 센서리룸, 교실이 아닌 조절을 돕는 공간
- Allanberry Rooms
- 2일 전
- 2분 분량

서울의 한 학교에서 작은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고 싶다고 문의를 주셨어요.
이유는 분명했어요. 수업 전후 전환 시간마다 일부 학생들이 쉽게 흥분 상태로 올라가거나, 감정이 빠르게 격해지고, 한 번 흐트러지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었어요.
갑작스러운 변화 앞에서 압도된 듯 멈추지 못하거나, 작은 자극에도 감정이 크게 터지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이것은 단순한 문제 행동이 아니라, 전환을 안전하게 도와줄 환경이 부족하다는 신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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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설계의 중심에는 ‘전환 공간’이 있어요.
전환 공간은 단순한 통로나 대기 공간이 아니에요.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자리예요.
전환은 이동이 아니라 상태가 바뀌는 과정이기 때문이에요. 이 공간은 그 변화를 안전하게 이어주는 연결 지점이에요.

전환 공간은 의도적으로 낮은 자극 환경으로 설계했어요.
강한 색과 복잡한 시각 요소를 줄이고, 조명은 부드럽게 조절했어요. 이곳은 무언가를 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잠시 머물러도 괜찮은 공간이에요.
자극을 낮추면 신경계가 다시 균형을 찾을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나선형 동선 설계 (Wayfinding)
공간은 나선형 흐름으로 설계했어요. 입구에서 시작해 자연스럽게 다음 영역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어요.
아이들은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예측할 수 있고, 결정해야 할 선택지가 줄어들어요.
필요하다면 이전 공간으로 다시 돌아올 수도 있어요. 전환 공간은 그 사이에서 앵커처럼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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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공간을 지나면 조절 공간, 감각 탐색 공간, 창의 표현 공간이 이어져요.
하지만 모든 구역은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요. 구역별 스위치를 통해 특정 공간만 켜거나 끌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완전히 차단할 수도 있어요. 환경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감각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줘요.

조명 설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빛
조명 설계도 전환 이후의 상태를 고려해 구성했어요. 활동 공간과 휴식 공간은 밝기와 색온도를 다르게 설정했어요.
감각 탐색 구역에는 벽면 컬러 조명을 적용해 시각 자극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어요.
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상태에 맞게 환경을 조절하는 도구예요.
질감과 안전을 고려한 설계
활동이 많은 구역에는 다양한 질감을 적용해 감각 탐색을 지원했어요. 동시에 움직임이 많은 상황을 고려해 일부 벽면에는 패딩 처리를 했어요. 몸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휴식 공간: 자연광과 차단의 균형
휴식 공간에는 쉬어 커튼을 사용해 자연광이 부드럽게 들어오도록 했어요.
완전히 빛을 차단해야 하는 순간을 위해 블랙아웃 텐트 공간도 마련했어요. 빛을 줄이거나 차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조절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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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다기능 공간이지만, 복잡하지 않아요. 하나의 공간이지만 상태에 따라 역할이 달라져요.
전환을 중심에 두고 설계했기 때문에, 각 구역이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행동을 통제하려 애쓰기보다, 환경이 먼저 도와주는 구조예요.
마무리
전환은 하루에 수없이 반복돼요. 하지만 많은 공간은 그 전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요. 작은 공간이라도 전환을 중심에 두고 설계하면 아이들의 하루 리듬은 훨씬 안정적으로 바뀔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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